석문호흡

수련체험기

석문호흡을 하니 이렇게 달라져요.60

글쓴이: 공감지기

■ 인천 / 여 / 30대

[세선법]
‘세상에 신선이 되는 법’

석문호흡을 시작하고 소주천 공부 때 힘이 최대치로 극강 해졌습니다. 운동에는 소질이 없던 내가 자전거로 산을 올랐습니다. 초기에는 기술이 부족하여 앞의 나무를 보면서 그대로 정면충돌하기도했습니다. 온 몸이 퍼렇게 멍투성이라서 대중목욕탕도 못 가고 엄마는 자전거 탈거면 집을 나가라고 했습니다.

하도 넘어지고 뒹굴어서 깨지고 찢어진 상처는 바람과 햇빛에 꾸덕꾸덕 마르고 낫기를 수없이 하다 보니 재생 속도가 빨라졌다. 인조인간이란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소주천 때까지 도장 출석을 365일 거의 채우다 시피 했는데 온양단계에 올라가니 갑자기 순간 모든 것이 뒤 바뀌었습니다. 판이 뒤집어진 것입니다.

목적과 목표에 충실했던 나는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자전거 타는 여자 회원이 들어오면서부터 공부의 환경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추리닝에 운동화, 라이딩 할 때는 땀 범벅에 흙투성이 얼굴에 헬멧은 돌아가 있고 꼴이 가관이 아니었지만, 그런 모습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노랑머리에 서양 마네킹처럼 그 친구가 오기 전까지는...

당연히 MTB는 험난하고 거친 위험들을 즐기는 운동이기에 멍들고 찢기고 넘어지고 구르는 행위들이 즐거움이었고 아픔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산이 무섭다고 타지 않았고 타더라도 남자 동료들이 자전거를 들고 내려왔습니다. 미안하니 밥 먹으러 가면 수저 놓고 물컵 챙기고 땀범벅에 손 덜덜 떨며 퍼져 있는 저는 부아 날 힘도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저런 모습을 배우라고 한 마디 툭 던집니다. 그 한마디에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술을 좋아했던 그녀는 라이딩 보다는 술자리를 즐기고 뒤에서 흉을 보면서도 함께 있으면 헤벌죽하는 남자 동료들이 이율배반적이고 징그러울 정도로 싫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불순해 보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못했습니다. 숨도 쉬지 못했습니다. 도장마저 안 나가면 영영 끝날 것 같아 좀비처럼 앉아 있다 돌아왔습니다. 수련을 한 것이 아니고 그냥 있었습니다. 세상은 한 순간 바뀌었습니다. 살아왔던 삶의 신념이 무너지고 저의 가치는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지금껏 제가 살아 온 세상이, 저의 가치가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숨을 쉬고 온양 수련에 몰입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타임 본수련 중에 누군가 불을 확 켜서 놀라서 눈을 번쩍 떴습니다. 어둠 속 조용히 수련 중입니다. 그날 저는 새롭게 세상에 다시 태어났습니다.

세상에 신선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5학년 12살 때 첫 번째 세상이 바뀐 이후로 두 번째로 차원이 다른 세상의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저는 12살 때 인생 100세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림 그리기, 글쓰기, 요리하기, 만들기 등 관심 분야가 많아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직장을 마치면 다시 학원에 갔습니다. 집중할 분야를 미술로 정한 후 그림에 몰두했고 목표로 했던 개인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허전함은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뭘 해도 채워지지 않고 공허하기만 했습니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가 석문호흡에 대해 말했습니다. 실행력이 빠른 편인 저는 고민하는 친구보다 먼저 입회를 했습니다. 2월에 상담을 했는데 들어보니 숨을 쉬고 있는 동안은 계속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목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담자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고 했지만 저는 죽을 때 까지 할 공부이니 생각해 보고 하게 되면 3월 1일에 입회하겠다고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으니 3월 1일에 입회를 한거죠. 유관순 열사가 대한독립 만세 운동으로 나라를 구한 것처럼 저는 제 자신을 구하기 위해 3월1일 자기 독립 입회를 했습니다. 이날 이후 저도 도반님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지금도 감사한 마음으로 수련합니다. 조명도 잠자기 적당하고 물소리 졸졸졸 흐르니 누워서 아이디어 구상하기 딱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겨가고 석문으로 숨을 쉬기 시작하면 곯아 떨어져 결국은 퇴근 시간을 조정하여 6시 반 타임은 세상 편하게 푹 자고 8시 타임에 수련을 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보약도 먹는데 한 달 회비를 저를 위해 쓰는 보약, 선물로 생각했습니다.

와식, 좌식 순간 지나갔습니다. 눕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대맥 수련의 현무를 만난 것은 제 인생의 또 다른 새로운 문이었습니다. 숨결에 맡겨진 자신의 몸짓은 환상과 신비로움과 계속되는 궁금함으로 현무에 푹 빠졌습니다. 수련 시간 외에 보통 5분에서 30분 하는 현무를 저는 한번 시작하면 3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갔습니다.

수련 전의 세상은 아무리 다양하고 많은 것을 해도 1차원의 세계였습니다. 수련을 하고 단계가 올라가면 다른 차원의 세상이 열렸습니다. 사람들은 이사 가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 데 저는 수련하며 공간도 단계가 바뀔 때마다 옮기게 되어 평균 2~3년마다 이사를 한 것 같습니다. 또한 심심하고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멍하니 있는 시간이 없어집니다. 좌식 이후 언제 어느 곳에서든 석문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세상의 신선이 되기 위해 공부 중입니다. 각 단계마다의 체득·체험·체감은 천일야화보다 더 흥미롭습니다. 저를 매료시키고 지금까지 정진할 수 있는 석문호흡은 자기 스스로 주체, 주도, 자율적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즐거운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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