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2.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의미2

글쓴이: 도담지기

석문사상 증보2판


2.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의미2

셋째, 오바마의 당선은 국가 간 역학관계의 변화를 본격적으로 이끄는 시발점이었다. 선천시대의 국제질서에서는 힘의 논리가 우선이었다. 선천시대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국가에 대해 경제적·외교적으로 압박을 가하거나 군사력을 이용한 전쟁도 불사했다. 그러한 힘의 논리는 우방국에도 적용되어 선린우호관계가 인정·존중·배려되어야 할 양국 교류에서 약소국이 불이익을 받는 불평등한 관계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후천시대에는 이러한 힘의 논리만으로는 더 이상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과거와 같은 강력한 패권국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됨에 따라 어느 한 국가에 대한 일방적인 관계는 역동적인 상호 연계성을 가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한 흐름과 형국은 이전부터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미국이 국제 사회 주도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어감에 따라 강대국들은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약소국들은 약소국들끼리 블록을 이루어 하나의 세(勢)를 형성함으로써 어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일방적으로 대하는 일이 예전처럼 쉽지 않는 상황이었다. 오바마의 당선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시발점이 된다. 오바마 역시 세계질서 구축에 있어 미국의 주도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방법·방식·방편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오바마는 국가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기 때문에 지구촌 문제를 미국이 독자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관련 국가들과 함께 풀어 나간다는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기준과 원칙을 가진 오바마가 당선됨에 따라 지구촌은 어느 정도 힘의 논리를 벗어나 대화와 협력을 통한 공존과 공생의 관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넷째,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양 중심의 세계 흐름과 형국을 아시아로 넘어오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후천시대를 이끌 시대정신과 가치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에서 나온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파급된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나 실용주의의 세계화, 대화와 협력을 통한 공존과 공생의 국제질서관 등장 등은 모두 세계질서가 한국과 아시아 중심으로 이행되기 위한 흐름과 형국이 되었다. 그러한 변화를 조화·상생·상합에 의한 통합의 가치로 묶어 지구촌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현실적·구체적·실질적 역할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의 소명과 사명이다. 결국 오바마가 이끌었던 변화는 태초 인류문명의 개화 이후 서양으로 넘어갔던 문명 부흥의 시운이 다시 동양으로 돌아오는 원시반본, 만법귀일 역사의 전환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가장 본질적 가치관과 관점에서 보면,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이 지금까지 자신 스스로가 만든 크고 작은 선천의 상극·상충·분열을 다소나마 정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결자해지의 기회를 부여받은 결과였다. 오바마의 등장과 함께 미국은 기존과 다른 정책들을 적용·실행·구현함으로써 지구촌의 안정에 일정 정도 기여를 하였고, 종국에는 동양으로 그 시운을 넘겨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끝으로, 오바마의 당선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주었다는 점이다. 여전히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에서 영원히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이 현실화된, 기적 같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오바마의 당선은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가능해질 수 있는 시대라는 믿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비롯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은 미국이라는 한 국가 차원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후천역사의 흐름과 형국 속에서 인류의 빛과 힘, 가치와 전 세계의 빛과 힘, 가치로 적용·실행·구현되고, 나아가 도의 빛과 힘, 가치와 하늘의 빛과 힘, 가치를 지향하게 된다. 오바마가 당선되면서 미국은 그동안 빚어낸 선천의 상극·상충·분열을 해소하는 일말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는 마치 죽어 가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의식이 깨어 일생을 정리하는 짧은 기회를 얻은 경우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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