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행도담

2. 모든 대립되는 것들의 부상3

글쓴이: 도담지기



석문사상 증보2판


3. 모든 대립되는 것들의 부상3

2) 사회 혼란과 정치불안의 심화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서 확산된 소요와 분쟁은 지금도 계속되는 추세다. 그런데 각국에서 일어난 여러 위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처음에 사소해 보이던 일이 대형사건으로 진전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서 급격한 변화의 흐름과 형국이 만들어지는데, 그 규모와 속도, 귀결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08년 12월 그리스의 반정부 폭력 시위는 15세 소년을 향한 경찰의 총격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으로 시작되었다가 금융위기, 실업 등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한 항의로 확산되었다. 2011년 중동 전역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킨 튀니지의 쟈스민 혁명도 처음에는 한 청년의 분신자살에서 비롯되었다. 물론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이미 사회에 만연해 있던 경제사회적인 갈등이 기폭제가 되는 것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러한 수준으로까지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한 개인의 돌출행동이 전 세계를 뒤흔든 대표적 사례로는 어산지의 인터넷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들 수 있다. 2010년 11월부터 약 25만 여건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되어 세계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의 도덕성 및 신뢰가 추락하였고, 폭로 대상이 된 각국 지도자와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 주요 인사들 및 다국적 기업의 수뇌부들의 부패 실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과거에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조차 힘들었던 비밀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마구 쏟아져 나오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행동과 힘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 힘은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결집되므로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하다.

2011년 9월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미국 뉴욕 월가의 시위가 그러했다. 반反월가 시위는 특정한 지도자나 조직 없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모인 누리꾼들이 주도한 것이 특성·특징·특색이다. 반월가 시위는 4주 만에 전 세계로 번져 일본, 영국, 스위스, 아르헨티나, 호주 등 78개국 868개 도시에서 동시 집회가 열렸다. 경기침체로 각국 국민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이러한 불만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옮겨지면서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흐름과 형국은 더욱 고조된다. 2018년 미국 영화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 역시 특정한 지도자나 구체적인 조직 없이 개인과 개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국내로 상륙하여 저명한 인사들이 대거 연루되는 등 한국 사회 전반에 적지 않는 파장을 몰고 왔다. 이는 정치, 경제, 문화, 종교, 과학, 교육,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오랜 세월 남녀 간의 차별적 의식·인식·습관으로 형성된 폐습이 그대로 투영화되어 드러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랍의 봄’으로 지칭되는 중동국가들의 민주화운동은 2011년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끝냈고,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렸으며 인근의 알제리, 시리아, 예멘까지 영향을 주었다. 또 아랍권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종교적 특성·특징·특색을 지닌 이스라엘까지 영향을 미쳐 2011년 7월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反)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그동안 국가안보의 논리 앞에서 많은 것을 참고 희생해 왔던 이스라엘 국민들도 부(富)가 소수에 편중되고 서민 경제가 파탄나자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많은 이념적 포장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들의 정정(政情) 및 사회 불안은 대부분 국민을 외면한 정치권을 포함한 기득권층의 파벌주의와 생활이 어려워진 국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불만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빚어진 것이다. 국민의 삶에는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권력을 앞세워 부정부패를 일삼던 국가권력이 국민들의 불만을 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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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든 대립되는 것들의 부상 2) 사회 혼란과 정치불안의 심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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