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하선주
<자기 인정과 자기 사랑>
호흡이 안정되니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쓰다 보니 글이 좀 길어지는 것 같아 이 두 가지만 쓰려고 한다.
우선 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행공이나 본수련을 하면서 오로지 내 호흡과 호흡의 목적지인 단전만 바라본다는 게
결국은 날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명현이 시작된 이후부터 행공이나 본수련을 할 때 너무 힘들어서
그럴 땐 계속 속으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뇌이며 수련을 했다.
수련을 하다보면 빛같은 게 확 들어오는데 그럴 때마다 몸이 좋아지지만
나는 계속 '싫어 난 이대로 살래'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루는 내가 제일 힘들어 하는 행공을 하는데 또 너무 힘든거다.
그래서 그때
'나는 내 존재 자체로 아름답다'
'나는 내 스스로 아름답다'
이렇게 계속 생각하면서 버텼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실처럼 단전과 코끝 사이에 연결되어 있던 호흡 길이가
갑자기 확 넓어지면서 몸 전체가 떨렸다.
그렇게 행공을 마치고 앉아서 본수련을 했다.
본수련을 하는데도 몸이 덜덜 떨려서 힘들었는데
그냥 무튼 계속 내 호흡과 단전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갑자기 몸 안에서 갑자기 뭔가가 확 녹으면서 몸 전체로 퍼졌다.
온 몸에 날 조이는 기운들이 어떤 빛같은 것에 다 녹아서 그냥 빛이 되어 몸 안에 감돌았다.
그리고 그게 굉장히 힘들었다.
지금까지 계속 아픈 몸이다가 머리가 개운하고 어깨가 안 아프고 하니 적응이 안 되어서 말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OO야 사랑해' 라고 속으로 말했다.
그 수련타임 내내 계속 빛이 새롭게 들어왔고
이전에 내가 계속 그 빛을 거부하려 하는 것을 알고 만반의 마음준비를 했기에
이제는 계속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호흡을 편하게 하지 못한 것은 내가 내 호흡 그대로 하는 게
무섭고 불안해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내 호흡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호흡을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그러니까 내가 나를 그동안 알아주지 못하고
사랑해주지 못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고 미안했다.
그 이후 수련을 하다가 또 그렇게 아프면 계속 나를 사랑하려고 하지만
역시 자기 사랑은 힘든 것 같다.
나를 사랑하냐고 물으면 아직은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요즘엔 몸이 아픈 게 어느 정도 괜찮아지니 내 아픈 마음이 보인다.
수련을 할 때든 꿈에서든 계속 몰랐던 내 모습이 떠오르고
난 차마 그런 내 모습들을 아직 좋아할 수 없다.
그래서 여전히 괴롭다. 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한 호흡 한 호흡 만들어 간 끝에는
사랑할 수 있는 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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