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행도담

새로운 패러다임을 알리는 변화의 전조 1. 동방문화의 개막 : 1988서울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

글쓴이: 도담지기



석문사상 증보2판


1. 동방문화의 개막 : 1988서울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

2008년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얼마 후, 한 신문에 ‘8월 8일은 역사적 전환점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신문에서 언급된 8월 8일은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침공하고 중국 베이징에서는 올림픽 개막식이 화려하게 열린 날이었다. 기고문을 쓴 국제관계 전문가는 ‘이제 미국의 시대가 가고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가 성급한 판단이라고 에둘렀다.

도의 가치관과 관점에서 봤을 때, 2008년 8월 8일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은 단순히 지구촌의 강대국 질서가 바뀌는 정도를 넘어 인류 대전환이 시작되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때까지의 역사와는 다른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며 그 중심은 아시아라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인 날이었던 것이다.

조금 더 통합적 시각으로 보면, 베이징올림픽 개최는 아시아의 시대가 유형적으로 가시화되는 양(陽|근본을 통해 이루어진 외막)적인 개막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20년 전인 1988년에 이미 서양의 시운이 동양으로 넘어오는 전환점이 있었다. 그것은 무형의 음(陰|근본적인 개막)에 해당하는 서울올림픽이다. 음양의 이치와 원리에 따라 세상의 흐름과 형국이 만들어지듯, 한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사실이 19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예고되었으며 2008베이징올림픽을 기해 그 변화가 현실적·구체적·실질적으로 가시화된 것이다.

문명의 흐름이 서에서 동으로 회귀하는 근원적 시작점은 1988년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국제적 스포츠 행사이자 동시에 한국에서 후천이 열렸음을 알리는 상징성을 가진다. 서울올림픽은 제24회 올림픽으로서 역대 최다 선수단이 참가하여 ‘최상의 화합’을 구현해 냈다. 냉전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84년 LA올림픽이 반쪽자리 올림픽으로 치러진 지 12년 만에 동구와 서구 양 진영의 선수단이 모두 참가하여 갈등과 불화를 해소시키고 화합과 세계평화의 기틀을 다졌던 행사다.

그로부터 정확히 20년이 지난 2008년 동북아시아의 중국 베이징에서 또 한 번의 올림픽이 열린 데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은 1964년 일본과 1988년 한국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열린 올림픽으로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을 대회 주제로 채택했다. 이러한 서울과 베이징 양대 올림픽 개최에는, 첫째 지상 도인들의 정기(精氣)가 크게 일깨워진다는 의미고, 둘째 지축정립·지구정화·지구단전·지구십승의 완성역사가 참되게 일어난다는 의미며, 셋째 모든 것이 원시반본, 만법귀일하여 태초의 뜻 그대로 동방에서 다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려면 기존 위계와 질서, 방향성이 해체되면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변화는 비가시적 영역뿐만 아니라 가시적 현실 영역에서도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변화가 포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2009년 6월 29일자에서 인터넷의 기반인 월드와이드웹 기술의 발명과 독일 통일, 폴란드의 자유노조 승리, 흑인 인권 운동가 넬슨 만델라의 석방, 저온 핵융합 실험 성공과 GPS 구현 등 현대사에 영향을 미친 열아홉 가지의 굵직한 사건을 예로 들면서 1989년을 ‘세계를 바꾼 해’로 선정했다. 시대의 흐름과 형국에 대한 「타임」의 분석은 20년의 시차를 보이지만, 대변화의 흐름과 형국은 당시에는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해도 반드시 후대의 사람들에게 인지·인식·인정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2008베이징올림픽 개막도 마찬가지다. 2008년 8월 8일 개막일을 기점으로 지구촌에는 기존의 권위와 질서가 해체되는 흐름과 형국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지 두 달 뒤인 10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파산 규모가 다소 크기는 하지만 도덕적 해이로 운영을 방만하게 한 몇몇 금융회사의 문제로 치부되면서 미국 정부가 개입하면 곧 수습될 사건처럼 보였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는 도미노처럼 연쇄작용을 일으켜 일파만파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서서히 세계 경제 구조의 틀을 변화시켰다. 아무리 큰 사건도 그 흐름과 형국 안에서는 쉽게 인지되지 않는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20년이 지난 뒤 1989년에 주목했듯이, 시간이 지나게 되면 베이징올림픽 직후의 지구적 사건들이 향후 세계질서의 재편을 알리는 징후들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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