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도담지기
석문사상 증보2판
4부 도道의 재발견
︱10장︱후천의 글로벌 트렌드, 도道
1. 인류의 창조적 상승동력, 호흡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 천지인의 창조적 설계가 이루어진 시대가 전창세였다면, 태초는 음의 시대인 물[水]의 시대고, 선천은 양의 시대인 불[火]의 시대다. 그리고 후천에 이르러 다시 음의 시대인 물[水]의 시대로 원시반본, 만법귀일하고, 후창세에 이르면 다시 음과 양이 조화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앞으로 인류문명을 이끌어 갈 진화의 동력 또한 이러한 흐름과 형국으로 변화하며 발전해 갈 것이다. 인간이 동력을 얻는 방식에는 인간의식의 진화 흐름과 형국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인류문명의 발전 흐름과 형국을 살펴보면 앞으로 사용하게 될 문명의 동력을 어느 정도 유추해 낼 수 있다.
1) 불[火], 선천문명의 진화 동력
선천시대의 동력은 불이며, 불은 인류문명 진화의 동력이다. 그런데 불은 물에서 비롯된다. 생명의 차원에서 보았을 때, 물은 불보다 더 근원적인 빛으로서 생명을 탄생시키고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물에서 불이 비롯되었다는 이치와 원리는 정기신의 가치관과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즉 물 안에 불이 있고 불 속에 물이 있다는 뜻으로, 지상에 내려온 생명의 빛인 물과 불 이 두 요소는 겉모습만 다를 뿐 근원은 다르지 않은 하늘의 빛에서 비롯되었다. 가시적 가치관과 관점에서는 두 요소가 분열되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상위 차원의 구조를 보면 상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즉 기氣적인 차원으로 볼 때, 물은 수기와 화기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화기보다 수기의 비중이 높고 수기가 근간 요소로서 작용할 뿐이다. 불 또한 마찬가지다. 수기와 화기가 만나야 불이 만들어진다. 다만 불은 수기보다 화기의 비중이 높을 뿐이다.
물과 불의 관계를 물질적 사고에 기반을 둔 가치관과 관점에서 이해해 보자. 물의 원소기호는 H2O다. 물은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는 물질을 태워서 불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상극방식의 에너지 생성이다. 반면, 수소를 이용해서도 불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때 에너지를 얻는 방식은 융합방식이다. 수소 융합은 태양의 작동방식으로서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생성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물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두 가지 근간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융합과 물질의 산화라는 서로 다른 에너지 생성방식도 품고 있다. 즉 분열상극과 통합상생의 방식을 모두 품고 있는 것이다.
선천시대에 인류는 이 중에서 분열방식을 통해 불을 얻었다. 마찰을 통한 운동에너지가 열로 변화하고, 그를 통해 온도가 발화점에 이르면 물질은 산소와 함께 연소된다. 그때 나오는 것이 불열 에너지다. 그 다음으로 인류가 주목한 것은 불을 얻는 효율성과 경제성이었다. 그래서 불의 물질적 재료가 되는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찾아냈다. 또한 선천의 끝인 20세기 말에는 우라늄을 통한 핵분열이라는 극단적인 에너지 생성방식을 발견하였다. 마찰을 통한 방법에서 원자핵과 중성자의 충돌을 일으키는 방법까지, 사실상 선천은 상극의 이치와 원리를 통해 에너지를 얻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기에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끊임없는 국제분쟁이 일어났고 환경오염도 수반되었다. 결국 선천의 분열적 에너지 생성방식은 여러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창조해 내는 모든 문명은 인간 정신의 투영이므로, 선천의 에너지 생성원리가 상극·상충·분열의 방식이었다는 것은 인간의식의 작동원리가 기본적으로 상극·상충·분열의 방식이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에너지위기는 인류의식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풀릴 수 없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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