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련체험기

석문호흡 수련과 생활의 변화

글쓴이: 대전 이명우

석문호흡 수련체험기



대전지원 이명우

대학을 다니면서 불규칙한 생활습관, 항상 사 먹게 되는 밥, 원래 예민했던 위장 등이 겹쳐져서 3~4학년쯤 돼서는 밥만 먹으면 구역질이 나오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항상 밥은 반 공기밖에 먹지 못했고 화장실이 100미터 이내에 있는 곳에서만 생활해야 할 정도였다. 동아리에서 엠티라도 가게 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러 병원에 다녀봤지만 다 정상으로 나오고 과민성 대장염이라고 하면서 약을 주는데 약을 먹으면 괜찮은듯했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이 아니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니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단전호흡을 하던 후배의 권유로 다른 단체에 들어가게 된 게 처음 단전호흡을 접하게 된 것이었다. 그 단체에서 1년여의 수련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개선됨을 느꼈지만, 지속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수련할 때는 좋았는데 하지 않으면 원래대로 돌아가 버리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수련을 10년 이상 하신 분들을 봐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마음에 걸렸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석문호흡의 천서를 접하게 되었고 수련법이 굉장히 체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회를 하게 되었다.

천서를 봤을 때 한 단계씩마다 너무 엄청난 이야기들이 적혀 있어서 진짜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지만, 도장에 계신 회원분들과 사범님들의 평범한(^^?) 태도, 그리고 여러 수련체험기 – 회원분들도 비슷한 생각이셨는지 자기 단계 이상은 잘 모르겠지만 자기 단계까지는 분명히 된다는 글이 많았다 - 를 통해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하면서 수련을 진행했던 것 같다. 호흡 수련을 통해서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또한 행공수련을 통해 기력이 향상되고 몸이 단련되어 감을 느낄 수가 있었고, 처음 수련을 시작했을 때는 그 느낌이 좋아서 육교만 보면 뛰어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특히 행공 수련의 효능을 많이 느꼈었는데 마음먹고 땀 뻘뻘 흘리면서 많은 행공을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뭔가가 한 꺼풀 벗겨진 듯 한 느낌이었는데 그 덕분이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태도가 많이 바뀜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런 경험들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어느 날 돌아보면 마음이 넓어진 것인지 예전에 내가 화를 냈던 상황을 똑같이 겪게 되도 무난하게 넘어가게 되고, 마음의 힘도 강해진 것인지 힘든 상황이 와도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비교적 쉽게 넘어가는 일도 많이 생기게 되었다. 이런 과정들이 신기해서 어렸을 때 지긋지긋해하던 일기를 다시 쓰게 되었는데 몇 년 정도 누적되다 보니 처음 일기를 보면 내가 이랬었나 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입회한 지 4년 가까이 되어가면서 대주천 수련을 하는 요즘의 몸 상태를 보면 위장은 정말 많이 개선되어서 늘 달고 다니던 설사는 해본 지가 너무 오래되었고 찬 음식에 약했었는데 아이스크림이나 찬 성질의 음식들 – 돼지고기 등 - 을 먹어도 배에 약간 느낌이 오다가 마는 정도가 되었다. 아침잠에 정말 약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여져서 잘 일어나게 되고 – 아침형 인간이 된다는 건 의지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럴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관건인 것 같다 – 다른 운동을 따로 한 적은 없는데 지구력이 꽤 좋아져서 시험 삼아 하프마라톤에 나가봤는데 무사히 완주도 하였다.

지금도 박사과정으로 공부하는 입장인데 공부할 때 몰입도가 좋아졌다는 느낌이 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그 분위기에 적응을 잘 못 해서 ‘난 이 정도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세가 세진 것인지 스스로의 의지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수련을 통한 스스로의 변화과정을 통해 사람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서 주변 사람들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힘들 때 한마디씩 거들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인 것 같다. 수련을 통해 배운 것보단 배워야 할 게 훨씬 많은 입장이자만 우리 몸속에 호흡을 통해 스스로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은 알 것 같다.

처음 수련을 시작할 때는 긴가민가한 정도의 느낌이지만 수련을 계속해나가면서 분명한 변화들을 느낄 수가 있었고 지금은 그런 원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지만 그 원리들을 탐구하면서 학문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꽤 재밌는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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