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행도담

석문호흡 수련법 1- 와식

글쓴이: 도담지기

와식臥息

석문호흡은 와식臥息을 첫 단계로 한다.
와식은 단전의 중심을 석문에 정확히 자리 잡게 하고,
석문을 중심으로 부드러운 아랫배 호흡을 만들어 가는 데 의의가 있다.
호흡을 통하여 정을 기와 신으로 승화시키려면
반드시 단전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만일 단전이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기가 유입되면
기운은 몸 안을 떠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련의 진척이 없을 뿐더러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상기上氣와 접신接神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수련의 기초이자 핵심은 석문을 중심으로
단전을 정확히 자리 잡게 하는 데 있다.

와식을 하려면 먼저 편하게 누워야 한다.
이때 몸과 마음은 최대한 편안하게 해야 한다.
양발은 어깨너비로 넓혀 편안한 상태로 두고,
눈은 감은 채로 하늘을 응시하는 가벼운 기분을 유지한다.
이상이 와식의 기본자세다.

와식 기본자세를 취한 후 수련자는 반드시 석문 자리를 취혈取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석문을 중심으로 하여 자리 잡은 단전이 진기를 생성하는 곳이자
축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만약 단전이 석문에 정확히 자리 잡지 않으면
진기가 생성되지 않는다. 석문은 진기를 생성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리다.

석문의 취혈은 쉽지 않다. 따라서 먼저 공부가 된 지로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모든 일에는 첫걸음이 중요하다.

자칫 석문 자리를 잘못 잡으면 그 이후의 모든 공부가 허사가 될 수 있으므로
수련자는 이를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석문 자리를 취혈한 후, 한쪽 손의 손가락 하나로 석문 자리를 살며시 짚는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손바닥을 가볍게 편 상태에서 명치 부위의 윗배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윗배에 올린 손은 호흡 수련 시 윗배가 나오는 것을 감지하여
호흡이 원활하게 아랫배까지 내려오도록 도와주고,
석문을 짚고 있는 손가락은 석문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물론 윗배가 나오지 않고 아랫배 호흡이 잘되는 사람의 경우,
윗배에 올린 손을 내려놓아도 무방하다.

이렇게 와식 자세가 갖추어지면 심호흡을 한두 번 크게 하여
호흡을 안정시키고 마음속으로

‘천지간의 기운을 호흡을 통해서 하단전 석문에 모은다’라고 되뇐다.

이것이 와식 수련의 심법心法이다.
수련의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는 심법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짧고 강하게 걸어 주는 것이 좋다.
심법을 3회 정도 되뇐 후, 석문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면서
본격적인 호흡 수련에 들어간다.


앞서도 말했듯이, 숨을 들이쉴 때는 가늘고, 길고, 깊게 들이쉬고,
내쉴 때도 마신 만큼 가늘고, 길고, 깊게 내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처음에는 5:5의 비율로 들숨과 날숨을 동등하게 하지만
호흡이 익숙해지면 차츰 6:4 정도로 들숨의 길이를 조금씩 늘려 가도록 한다.

초보자는 4~5초의 호흡이라도 가능한 한 부드럽고 일정하게 해야 한다.
즉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는 말이다.
자연스럽다는 뜻은 호흡이 저절로 되는 듯한 느낌으로 하라는 것이다.

또 하나 유념할 것은 호흡이 석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석문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이란 하단전 석문이 가장 먼저 움직이고,
가장 먼저 정점에 이르는 호흡을 말한다.

자연스러운 호흡을 한다고 하여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얕은 호흡을 하면 수련의 진전을 보기 어렵다.

그러한 호흡은 자연스러운 호흡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흉식호흡을 한다.

스트레스와 긴장 때문에 호흡 본연의 깊이와 편안함을 잃어
가슴으로 숨을 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석문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은
호흡과 의식이 석문단전까지 내려가는 호흡이다.

아랫배가 원활하게 올라오는 깊은 호흡을 해 주면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기 쉬워지고,
집중이 잘될수록 단전에 쌓이는 기운 또한 많아져
단전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사실 이러한 호흡이 단시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반복 연습을 통해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호흡을 익힐 수 있다.

와식 수련을 통하여 단전자리를 잡고 아랫배 호흡을 익힌 수련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아랫배 호흡을 틈틈이 연습하여
항시 자연스러운 아랫배 호흡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모든 일에는 첫 시작이 중요하다.
정확한 석문의 취혈과 심법의 운용, 안정된 호흡, 석문단전의 집중,
그리고 심신의 이완 및 수련 자세는 향후 진행될 모든 수련의 기본이 되므로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수련자는 빨리 이루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한 정성과 노력을 들여
와식 수련에 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호흡을 시작하는 이들이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늘고, 길고, 깊은 호흡에 대한 이해다.
가늘고, 길고, 깊은 호흡에는 수련의 방법을 넘어서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첫째, ‘가늘게’는 호흡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하라는 뜻이다.
이 말은 호흡뿐만 아니라 수련에 있어서도 욕심을 버리라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욕심을 버리라 함은 빨리 이루기 위해 머리로 계산하지 말라는 뜻이다.
욕속부달欲速不達, 빨리 이루고자 하면 결국 이르지 못한다.
결국 천천히 조심스럽게 하라는 것에는 빨리 이루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어두운 길에 들어섬을 경계하라는 뜻이 들어 있다.

둘째, ‘길게’라는 말 속에는 ‘집중하라’는 뜻과
오랜 시간 동안 ‘인내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호흡이 길면 집중이 잘되고, 짧으면 집중이 잘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 이면에 참뜻이 있다.

즉 수련을 꾸준히 오래하라는 뜻이 그것이다.
천하의 도 공부가 쉽다면 짧게 해도 가능하겠지만,
구한 만큼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도 공부이므로
오래 인내하며 끈기를 가지고 수련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길게 하는 호흡의 처음과 끝에는 빛이 있고,
그 빛 속에 자신의 최초의 삶과 사후의 시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한 호흡에도 그 귀함을 인식하고 수련을 하면
가늠하기 어려운 큰 힘을 얻게 된다.

셋째, ‘깊게’의 의미는 의수단전意守丹田,
즉 모든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의식을 단전에 두려면 의식이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호흡을 깊게 해야 한다.
‘깊게’의 참뜻은 의식을 단전에 두어 단전으로 생각하고,
단전으로 말하며, 단전으로 행동하여,
단전이 모든 일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라는 의미다.

또한 흔들리지 않는 발도심發道心을 가지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 ‘초발심이 항상심이 되도록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매서운 비바람에 견디며 태풍에도 뽑히지 않듯이,
도를 구하는 수련자는 ‘깊게’의 의미를 새겨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처음 세운 발도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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