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련체험기

나는 누구인가?

글쓴이: 소주천 최미숙



전주지원 소주천 최미숙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날이 달라져 가고 있다. 나는 갖고 싶은 것도 갖게 되었고, 원하는 것을 이루어 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약했으며, 두려움이었고 어리석음이었다. 그리고 슬픔이었고 눈물이었다. 나의 감정은 나날이 메말라갔으며, 사람을 만날 때,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는 원망으로 언제나 바쁜 생활 속에 피곤함으로 무표정해져 갔다.

이러한 나에게 석문호흡은 본마음과의 연결로 온유한 사랑으로 평화와 고요함을 지닌 나를 만나게 되었다. 이제 연민과 동정으로 너무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 살고 있으므로 과거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고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거나 희생하지 않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데 힘들게 발버둥칠 필요가 있을까? 잘 보이려고 포장할 필요가 없으므로 힘들일 필요도 없이 여유롭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므로 덜 바빠 수련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지닌 많은 것들을 그저 내려놓아야 한다. 몽땅 비워야 근원이 솟아오른다. 더 근원적인 것이 솟아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이 비워두고 내려놓아 가벼워져야 한다. 비워두고 내려놓기 위해서는 나도 남도 용서하고 받아들이고 보듬어가야 할 것이다. 서로가 함께 하여 침해하는 관계라면 잠시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가볍게 내어 놓을 때 나를 알고 너를 알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와 너를 이해하게 되면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기쁨과 사랑이 솟아오르는 단계에 가서 사랑이 흘러 넘쳐 내 자신이 사랑이 되고 타인을 도닥거릴 수 있을 때까지 기운을 쌓으며 수련하는 것이 최고의 소망이다. 내 자신을 사랑하면서 못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용서하고 다독여서 어느 순간 너 정말 잘했다! 하는 순간이 찾아 왔다. 그것이 최선이었다! 과거의 나는 무지했으므로 그런 나를 용서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남에게도 또한 너그러울 수 있으리라. 근원의 나로 살아가지 못한 과거의 나와 타인들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며, 외면적인 나를 비우고 또 비우며 내가 가진 수많은 짐들을 내려놓으며 가볍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내가 나를 버리면 근원의 내가 힘차게 솟아오르리라.

가족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자기 역할을 더 잘 해 나가는 가족을 볼 수 있고, 직장에서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리면 더욱 더 자유롭고 좋은 관계를 맺게 되고, 세상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세상이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다가오게 되는 것 같다.

온 세상에 퍼져있는 이 공기가 얼마나 소중하고 그것이 담고 있는 다양한 양분이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인가? 봄에 피어오르는 촉촉한 봄 내음이 얼마나 근원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는지, 철철히 피어나는 색색의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한 그 자연의 근원과 기운이 바로 나와 상통하고 있고, 이 우주가 얼마나 넓고 광활하며 나 또한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진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의미있는 삶을 살지 못하고 그저 세월에 끌려 살아오다가, 이제 난 삶의 목적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은 지금까지 영겁의 세월을 지나온 내 영혼이 ‘레벨 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다가왔다. 가능한 한 잘 닦고 다듬어서 내 영혼이 맑고 밝아지게 되면 주위를 밝힐 수 있는 힘이 생겨, 하나님의 날개 밑에서 우리의 영혼이 편안하듯 내 주변에 평화의 기운이 자연히 뿜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근원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오늘도 이 마음을 지켜가면서 지금 이 순간을 호흡과 함께 나아갈 것이다.

이전의 나는 삶의 목적을 생각해 보면 막막했고 무얼 생각해야 할 지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 석문호흡을 알게 되었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길에 들어섰다. 모든 것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사소한 일이나 인연들이 필연에 의해 펼쳐지고 있음을 느낀다. 근원의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그 어떤 것이 나를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참 나를 찾아가면서 강인해지고 만물의 이치를 알아가며 끊임없이 성장해 가리라 믿는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심지가 굳어져 동아줄 같으리라. 이 삶이 바로 내 영혼을 업그레이드 시킬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으로 행복해진다. 석문호흡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선배 도반님과 스승님들이 함께 하여 든든하다. 그분들의 족적을 한 발 한 발 따라 밟아 나가려 한다. 가장 아름다운 날, 애벌레에서 찬란한 나비가 되어 오르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난 내가 좋아하는 집 앞 공원의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다. 한때는 외국 여행이 부러웠으나, 이제는 난 장거리 여행도 좋지만 집 근처 숲길을 따라 걷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나의 인생길도 자연과 호흡을 맞춰가며 화려하지 않지만 항상 이 길을 싱그러움과 오롯한 기쁨으로 걷는 것처럼 그저 묵묵히 걸어가고 싶을 뿐이다. 바쁜 일상을 그치고 그저 내려놓고 깊이 내면에 있는 나 자신과 조우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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