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행도담

좌식 坐息

글쓴이: 도담지기



좌식 坐息

석문을 중심으로 단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좌식坐息 수련에 들어간다.
좌식 수련은 기를 단전에 모아 단전자리를 더욱 안정시키고,
다음 과정인 운기를 준비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일단 단전이 자리 잡히면 앉아서 수련을 한다.
초심자가 몸을 이완시키고 아랫배 호흡을 하기에는 와식이 좋으나
누워 있는 자세는 몸이 바닥에 닿는 면이 많아져 집중을 하기에는 비효율적이다.
또한 좌식 자세를 취하면 수련자의 몸이 전체적으로 삼각형을 이루는데,
이때 공간의 현묘한 작용이 일어나 기운의 밀도가 높아지고 축기되는 양 또한 증가한다.

따라서 의식 집중과 축기에는 좌식 자세가 적합하다.
좌식은 앉아서 하는 자세다. 양 다리는 평좌가 좋다.
어느 쪽 다리가 앞으로 가든 상관 없다. 이런 상태에서 엉덩이를 살짝 뒤로 빼고
허리를 곧게 편 후 머리를 쭉 뽑아 올린다.
이때 턱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끌어당겨 코와 배꼽 밑의 단전을 일치시킨다.
가슴은 활짝 펴되 어깨는 경직되지 않도록 긴장을 풀어야 한다.

그 다음 왼손을 위로, 오른손은 아래로 겹치게 한 후
두 손의 엄지손가락을 가볍게 맞닿게 하여
둥근 원 모양을 만든 후 단전 앞에 가볍게 올려놓는다.
이것이 좌식의 기본자세다. 이렇게 자세가 갖추어지면 호흡 수련에 들어간다.

심법과 호흡은 와식 수련과 동일하다.
‘천지간의 기운을 호흡을 통하여 하단전 석문에 모은다’
라는 심법을 3회 가량 되뇐 후에 석문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면 된다.


이때 수련자는 반드시 신체의 긴장 정도를 살펴야 한다.
와식을 통하여 어느 정도 호흡에 익숙해졌다고 하나,
누워서 수련하던 것과 달리 좌식 자세를 처음 취하게 되면
몸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인 호흡 수련에 들어가기 전에
체조와 행공을 통하여 온몸의 관절과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수련자는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선수심 후운기先修心 後運氣라, 평상시 자발적인 수심修心을 통해
마음을 넓힌 자는 수련 또한 수월해진다.
따라서 수련자는 스스로를 성찰하여 도법道法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과 마음, 정신에
내려앉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안정된 상태에서 수련을 꾸준히 하면 기운이 모여
단전은 점차 안정되고 충만해진다.

수련이 여기까지 이르면 수련자 스스로 평상시와 다른 여러 가지 감각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기감氣感이라 한다. 수련자에 따라 그 느낌이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단전 부위에 무게감이나 통증, 혹은 한열감이나 이물감 등이 나타난다.
때로는 이러한 기감이 신체 전반에 나타나기도 한다.

또 수련 도중에 깊이 잠들거나 잡념이 평소보다 심해지고,
일상생활에서 건망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체로 단전이 정확히 자리 잡은 상태에서 확장되거나,
신체의 기혈이 풀리고 기운에 의해 심신이 정화되는 과정에서 오는 것이다.
따라서 수련자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때로는 이러한 정화 현상들이 신체의 구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명현冥顯이라고 한다. 명현은 특정한 기감을 일으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전에 아팠던 신체 부위나 마음의 상처가 하나의 구체적인 증상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일종의 호전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명현은 좀 더 수련에 집중함으로써
수월하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 반응이 심한 경우에는
공부가 깊이 된 선배들이나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이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끝으로 좌식 축기 과정에 든 수련자는 보다 효율적인 수련과 집중을 위해 반드시
‘내관반청內觀返聽’의 참뜻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내관이란 관법觀法이고, 반청이란 청법聽法이다.
즉 내관은 수련자가 눈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고,
반청은 귀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내관의 의미는 기의 조절에 있다. 눈을 위로 향하면 기도 위로 올라가고,
눈을 옆으로 향하면 기도 옆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눈을 아래로 향하여 단전에 두면 기가 단전에 머문다.
반청의 의미는 정신 집중에 있다.


귀[聽覺]를 몸 밖에 두면 의식도 몸 밖으로 움직이고,
귀를 몸 안에 두면 의식도 몸 안에 머무른다.
그래서 반청법을 모르면 정신 집중을 제대로 못하여 완전한 의수단전意守丹田이 되지 않는다.
의수단전은 의식을 항시 단전에 두는 것을 말한다.

단전에 의식을 둔다고 하면 막연함이 있으니,
의수단전에 내관반청을 겸하게 되면 집중의 묘리를 터득하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물론 ‘의수단전’과 ‘내관반청’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의식과 무의식을 모두 조절하는 원천적인 힘이므로
오랜 호흡 수련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


석문도법 좌식편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