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흡

수행도담

석문石門과 삼단전三丹田

글쓴이: 칼럼지기



석문石門과 삼단전三丹田

삼단전三丹田은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을 일컫는다. 경혈학적 측면에서 볼 때, 십이경락十二經絡과 기경팔맥奇經八脈 중에는 임맥任脈이라는 매우 중요한 선이 있는데, 이 선은 우리 몸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경혈수는 전 24혈우주 운행 수리 12의 음양합수이다. 지면 사정이나 본서 주제의 일관성을 고려하여 한방적 차원에 관한 고찰은 다른 기회를 이용하여 피력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삼단전을 이해하기 위해서 24경혈이 있는 임맥에 대해 어느 정도 상세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그림에 자세히 그 위치와 각 경혈마다의 명칭을 소개한다.

그림을 보면, 우리의 몸 정중앙에 한의학적 차원에서의 중요한 선이 있는데, 이 선상에 회음會陰으로부터 승장承漿에 이르기까지 24개의 경혈이 있고, 그중에서 하단전은 석문石門, 중단전은 옥당玉堂에 자리 잡고 있다. 상단전은 승장承漿보다 훨씬 위인 앞이마의 인당印堂에 자리하고 있는데 인당은 임맥이 아니고 독맥督脈에 속한다. 이 하·중·상 단전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하단전은 삼단전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하는데, 경혈로 볼 때는 관원關元과 기해氣海 사이의 석문이 바로 그 자리다. 하단전은 삼단전의 뿌리에 해당되는데, 정을 생성하고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삼단전인 상·중곀· 단전에 있는 세 개의 구슬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하단전에 있는 구슬, 즉 정주精珠를 먼저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상단전의 신주神珠, 중단전의 기주氣珠, 하단전의 정주를 찾는 문이 바로 하단전의 석문에 있다는 이야기다. 이 정주를 찾지 않고서는 기주와 신주를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하단전의 정주를 찾아야 중단전의 기주를 찾을 수 있는 문이 열리고, 중단전의 기주를 찾아야 상단전의 신주를 찾을 수 있는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단전의 정주를 찾지 못하면 중단전의 문은 결코 열릴 수가 없다. 하단전의 정주는 참으로 중요한 구슬이다.

하단전의 석문! 문자 그대로 굳게 닫힌 돌문을 호흡으로 힘차게 열자. 그곳에 정주하주下珠가 있다. 그림의 경혈 위치를 활용하여 다시 한 번 짚어 보면, 석문은 기해를 위로 하고 관원을 아래로 하여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데, 기해는 음이고 관원은 양이다. 이 음양을 조화시키는 태극의 자리에 바로 석문이 있는 것이다.



석문호흡은 음기해과 양관원의 조화를 추구하는 태극석문에 변화를 이루게 하여, 우리 몸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무궁한 힘을 일깨움으로써 우주의 기운과 교류를 도모하고 나[我]와 우주와의 합일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지자연과 두루 통하게 되면 천지의 정기가 바로 나의 기氣가 되는 것이다. 본서 「2부 태공」 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현재 우주는 선천 시대를 지나 후천으로 접어들었다. 후천 시대에는 필연적으로 ‘후천 인간 개벽의 도문道門’을 열어야 하는데 그 문이 하단전 석문인 것이다. 하단전의 수련에 집중적으로 정진하다 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하단전이 안정되면서 중단전이 열린다. 중단전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역시 경혈학적으로 말하자면 임맥의 옥당혈에 중단전이 있다. 실제로 만져 보면, 우리의 양 가슴에 젖꼭지유두가 있는데, 이 양 젖꼭지를 횡으로 연결하여 임맥과 만나는 지점에 전중혈月亶中穴이 있다. 이 전중혈에서 위로 한 치 육 푼[一寸 六分]이 되는 지점에 옥당이 있는데 이 자리가 바로 중단전이다. 중단전이 열린 후 계속 수련에 정진하면 자연 중단전도 안정이 되는데, 중단전이 안정되면 천지 만물과 나의 마음이 합일된다. 이러한 차원으로 올라가게 되면 오욕칠정五慾七情, 五慾七精을 다스리고 자연과 더불어 초연하게 된다. 그리하여 중단전이 안정되면 상단전을 찾을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열린다는 것은 안정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즉 새로운 열림은 그 전前 과정이 안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혈학적으로, 상단전은 독맥의 인당혈에 위치한다. 인당혈은 양 눈썹 사이의 정중간이다. 상단전은 중단전이 안정됨으로써 찾을 수 있다. 상단전이 하는 일은 깨달음에 이르는 데 있다. 깨닫는다[覺]는 것은 자연과 우주의 이치를 안다는 것인데, 이것은 필연적으로 상단전이 닦여야만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상단전이 닦이면 범인들이 볼 수 없는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를 능히 보게 된다. 즉 영혼이라든지, 귀신이라든지, 천상계 등의 정신세계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하단전에서 중단전, 중단전에서 상단전으로 세 단전[三丹田]이 안정되고 닦여서 세 개의 여의주삼주三珠를 얻게 되면 대우주와 소우주[我]가 하나가 되고 우아일체와 신인합일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

이렇게 삼단전을 닦아 삼주를 얻게 되면, 선도에서 말하는 양신陽神이 생기게 된다. 양신이 생기면 두정을 열고 머리 위로 출신出神시킨다. 출신을 시킬 때 처음에는 작으나, 수련할 때마다 거듭하여 출신시키다 보면 양신은 점점 성장하여 결국 수련자의 육신만큼이나 커지게 된다. 양신이 일정 크기만큼 성장했을 때 하늘을 보면 흰 빛을 발견하게 되는데, 흰 빛이 보이는 즉시 양신을 타고 그 빛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로 이것이 「천상의 법리」 편에서 말하는 이천도계二天道界다. 이는 선도 수련이 일천도계一天道界를 뛰어넘어 바로 이천도계에 들어감을 뜻하는 것이다1부 4장 참조.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삼단전으로 들어가는 문은 하단전이다. 흔히 하단전을 기해나 관원으로 잡아 수련하는 사람이 있다. 혹은 막연히 배꼽 밑 세 치[三寸] 또는 5cm 등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기해는 음이다. 그러므로 기해를 단전으로 잡아 수련하면 수련이 지나치게 부드럽고 약하며 음적이 된다. 반면 관원은 양이므로, 관원을 단전으로 잡아 수련하면 수련이 힘 위주가 되므로 강하고 양적이 된다. 기해와 관원, 이 두 자리는 음과 양의 자리이며 이 두 음양의 자리를 조화시키는 태극의 자리가 바로 석문이라는 경혈인 것이다.

석문단전은 인류와 나를 구원하는 문이다. 호흡으로 굳게 닫혀 있는 돌문석문石門을 열어서 끊임없는 정진으로 기운을 통하게 되면 마침내 신인합일하여 구천삼도계를 보게 된다. 구천삼도계를 봄으로써 스스로를 구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구원의 문, 석문이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가 이 돌문인 석문단전을 열어 진정한 참 나[我]를 찾아야 한다. 이제 진정 자신을 알고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수없는 세월 동안 닫혀 있던 돌문의 먼지를 털어내고 그 문을 열어 소우주의 길을 걸어야 한다. 비록 그 길이 고적하고 멀더라도…….


-석문도법 / 제 3장 석문호흡/ 51~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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